2013년 7월 29일 월요일

디자인적 사고를 통한 경영해법
 
기사입력 2012-06-07 08:29:15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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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욱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우리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넘기면서 여러 분야에서 강조되어오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디자인이다. 우리나라의 제품들 중 세계 1위의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그 제품들의 디자인 또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는 IDEO라는 디자인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1991년 빌 모그리지의 ‘ID Two’, 데이비드 켈리의 ‘데이비드 켈리 디자인’, 마이크 누탈의 ‘매트릭스 프로덕트 디자인’이란 3개의 디자인 회사의 합병으로 설립되었다. 엔지니어링 분야에 강점이 있던 ‘데이비드 켈리 디자인’과 휴먼 디자인 분야에 장점을 지닌 ‘ID Two’, ‘매트릭스 프로덕트 디자인’이 결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와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사무소 등에서 직원 500명을 거느리고 있으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P&G와 같은 글로벌기업과 삼성, LG, SK텔레콤 등과 같은 국내 유수의 기업이 IDEO에 디자인과 혁신 컨설팅을 의뢰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혁신적인 디자인은 IDEO의 컨설팅이 없었으면 불가능 했다.

인상적인 사실은 디자인 기업인 IDEO의 최근 몇 년 동안의 작업들을 보면 단순한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컨설팅 및 자문의 영역으로 자신들의 업역을 확대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 회사로써 쌓아온 고객에 대한 분석 방법을 이용하여 기업의 이미지 제고 및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IDEO의 혁신의 출발점은 다음에 있다.

우선 철저한 융복합적인 인력 구성 및 활용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통섭과 융합이 강조되기 훨씬 이전부터 IDEO에서는 철학, 심리학, 법학과 같은 인문학 출신의 인재들을 뽑고 이들이 디자인 전공자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왔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다양한 전공의 인재들이 일할 수 있는 너무나 자유롭지만 나름의 규칙이 있는 환경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었다.

IDEO는 디자인 회사이다. 하지만 회사소개에 가보면 그 어디에도 제품을 디자인 한다는 표현은 없다. 대신 IDEO에서 추구하는 바는 이노베이션 컨설팅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방법과 전략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이노베이션은 사람들의 호감 혹인 창의, 사업화 가능성, 기술적인 가능성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혁신 컨설팅을 추진하긴 위한 이들의 방법은 첫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상용화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작품을 만드는 작업인데 이에 대한 시간과 투자를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 따라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구체화 작업에 많은 토의를 거치고 아이디어의 구체화에 시간을 쏟고 있으며 이때 인문학 전공의 전문가들과 팀을 만들어 피드백과 협의를 진행한다. 두번째는 데이터 시각화 작업이다. 요즘 경영컨설팅에서의 화두 중의 하나는 집약된 데이터들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된다면 데이터에 대한 분석작업은 너무나 쉽게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전략과 진단을 쉽게 내릴 수 있다. 어떠한 데이터 이든지 효율적인 시각화가 되어야만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것이다. 세번째는 이노베이션 전략 및 조직 디자인이다. 이제 세계적인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그 회사마다 이노베이션 전략을 수립해야만 하고 수립되어 있어야만 한다. 이 디자인 회사는 이노베이션을 구체화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클라이언트들의 내재된 혁신을 이끌어 내준다. 클라이언트들이 꺼내놓지 못하고 있는 혁신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마음껏 꺼내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끌어 준다. 네번째는 IDEO에서 주장하는 영감화(inspiration), 관념화(ideation), 적용화(implementation)라는 디자인적인 생각을 실현하는 3가지의 프로세스이다. 다섯번째로 이들이 갖고 있는 독특한 브레인스토밍 방법이다. 이 방법은 1) 판단을 늦춰라: 그 어떤 아이디어도 무시하지 마라. 2) 남의 아이디어를 발전 시켜라: ‘그러나’라고 하지 말고 ‘그리고’라고 말하라. 3) 거친 아이디어라도 장려하라: 기존의 틀을 벗어난 아이디어에 해답의 열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4) 많을수록 좋다: 가능한 한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도록 하라. 5) 쓰고 그려라: 벽에 쓰거나 그려가면서 회의하라. 6) 주제에 집중하라: 토론의 주제에서 벗어나지 마라. 7) 한번에 한가지만 이야기하라: 중간에 끼어들거나 남의 말을 무시하지 마라. 이러한 원칙과 기준들을 통해서 세계 최초의 랩탑인 컴파스, 오랄B 칫솔등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디자인 했으며 이제는 제품을 디자인 하는 것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사의 혁신적인 전략을 창출 하기 위한 경영 컨설팅을 하고 있다.

최근 전세계의 모든 글로벌 기업에서 점점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하고 있다. IDEO의 사례에서 보여 주듯이 이제는 조직의 경영과 인생의 경영 모두 디자인적인 사고를 가지고 혁신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이제는 개개인이나 기업이나 마찬가지로 잠재적인 필요, 행동, 욕망을 표출하여 조직이나 사람들을 돕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최종 소비자의 요구사항과 기술요인, 비즈니스적인 면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클라이언트가 이에 맞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는 데 총력을 다 해야만 하며 이를 위해 디자인적인 사고를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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